[비평]_아르코미술관 비평워크숍_by 심상용, 안소연, 오세원




심상용
(미술평론가/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



임주연은 시간의 수집가다. 그리고 근래에 그의 수집품은 '탈의의 순간'들이다. 그것은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것이기에 소장품으로는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실존적 범속성이 존재의 어떤 비밀과 결부되어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진리는 자주
'
일상의 아카이브'에서 발견되는 법이니까. 탈의는 문명과 야만이 교차하는 경계일 수도
있고, 개인과 사회가 충돌하는 접점이거나 신체와 영혼의 연금술적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임주연의 탈의들이 보이지 않는 감추어진 시선의 미학과 결부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탈의'인가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문제다
. 보다 중요한 점은 임주연이 요즈음으로서는
드물게 매체적으로 사유하는 작가라는 점이다. 임주연에게 중요한 문제는 "카메라가
잡아내는 삶의 연속적인 찰나를 회화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그에게 삶이란 그런
찰나들이 연이어지면서 만들어내는 어떤 고리 같은 것이므로, 그 찰나들의 탐구는 그에게
삶을 통찰하는 혜안을 허용할 것이다
. '회화를 통해'에는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작가의
이념과 신념이 반영되어 있다. 즉 회화가 삶의 찰나들을 포착하는 데는 더딜 수 있을지
몰라도, 그 포착으로부터 '어떤 경이나 직관'의 단초를 건져내는 심층적 포착에는 더
유용한 매체일 수 있다는 신념이다
. 회화라는 매체의 유전적 장점을 통해 그는 카메라가
확인할 수 없는 시간대, '인식이 흐릿해지고 모호해지는 어느 지점', 찰나와 찰나의
사이공간, 존재와 실존의 속살이 비집고 나오는 행간과 대면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여기서 붓은 그 의미 공간의 틈새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매스 같은 것이 된다팔레트는
다양한 기능의 매스들이 준비되는 외과수술대 같은 것이 된다
.





오세원 (아르코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임주연 작가의 회화작업은 일상의 어떤 빗겨간 시선을 제시한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일부분만 포착되어 부각된 탈의하는 장면은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행위 속에 가려진
실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장치처럼 보인다. 여기에 여성 작가로서 또는 탈의/착의가 갖는
사회적 의미부여가 작동한다. 또한 형상은 움직이고 있는 상태에서 찍힌 사진의 한 장면처럼
흐려져 있어 모호한 실존 또는 몸적 감각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하는 듯하다.
이렇듯, 작가가 포착한 시선 자체는 현대미술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다층적 해석의 층위를
건드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본인은 처음부터 쉽게 읽히는 작품보다는 중층적 결들로 인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는 작업을 선호한다. 따라서 작가는
해석 가능한 담론들에 너무 쉽게 노출되도록 작품을 나두면 안 된다. 담론의 바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작가 또는 다른 멘토들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한정된 크리틱
시간상 논의가 진전되지는 않았다
.










/ 2010.12 ARKO 전문가성장프로그램 신진작가비평워크숍


 

by YIM | 2011/02/02 13:43 | text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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